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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7-09-05 00: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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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 최초 1981년 `빠리 시립 따삐스리 아뜰리에 책임자`에 올라 1987년까지 7년간 근무했다. 사진은 농심호텔에서 포즈를 취한 이숙희 작가. `이숙희 따삐스리 이야기`를 3회에 걸쳐 연재한다. 오늘은 1) 따삐스리의 간략한 소개편. 수영넷 Suyeong.net 강경호 기자




「수영넷 Suyeong.net」은 지난 9월 2일, 미처 우리가 알지 못한 뛰어난 예술가를 재조명하는 코너를 [공지]했다. 이 코너는 예술가에 대한 소개와 함께 예술가의 작품과 사유(思惟)가 담긴 글을 몇 회에 나누어 게재할 예정이다. 이 코너를 통해 재야에 흩어져 있는 훌륭한 예술가들이 혼신을 받쳐 일궈 온 작품세계가 소개되고, 평가받고, 상호 교감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빈다.


오늘은 이숙희 작가의 소개(2일자 게재)에 이어 1) 따삐스리의 간략한 소개, 2) 전통의 전수(동양박물관 아틀리에 이야기), 3) 전통과 재창조 로 나누어 작가의 글을 게재할 예정이다. 독자분의 많은 격려와 관심을 기대한다.




1) 따삐스리의 간략한 소개



따삐스리(Tapisserie)는 날실을 팽팽하게 건 곳에 씨실을 무늬의 색에 따라 한올한올 수작업으로 짜 넣은 직물이다. 옛날부터 각지에서 생산되었으며 이집트의 콥트직·페루의 프레잉카직이 유명하며, 프랑스의 고글렝직 등은 전통적 직물로써 세계적 명성을 누리고 있다.


문직기술과 틀은 고대 중국에서 유래하여 유럽 여러 나라에 보급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서양에서는 날실에 마사나 무명 씨실에 양모를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동양에서는 날실·씨실 모두 본견사(비단)를 사용했다.


따삐스리의 사용 용도가 서양에서는 벽걸이·가래개·휘장·실내 장식품 등에 한정되어 있는데 반해 고대 중국에서는 왕실이나 상류층에서 비단옷(ko-sseu)으로 짜 입었다. 화려한 당의(唐衣)가 바로 그것이다. 파리의 한 개인 박물관에서 고서 당의 수백 벌을 구경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는데 그 기품과 아름다움과 정교함은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였다.


현대의 중국, 특히 문화혁명 이래의 신문화권 속에서 고서의 존속 가능성을 가늠하기 어려운 건 사실이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국가의 지원과 육성, 그리고 작가들의 열정에 힘입어 대단히 활발한 따삐스리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유명작가의 작품을 원작으로 하는 복제도 따삐스리의 부흥에 한몫하고 있으며, 무게와 부피가 가벼운 장점으로 피카소·미로·마티스 등 작가들의 대형 회화 재현에도 편리하게 이용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새로운 따삐스리(La Nouvelle Tapisserie)의 출현이다. 단순히 전통의 답습이나 부활에 그치지 않고, 따삐스리의 기법을 예술표현의 한 방법으로 차용하면서 작가들이 거기에 각기 다른 자기 나름의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것이다. 전통과 현대가 호응하여 한층 풍요로운 작품세계가 펼쳐지고 있다. 현대의 따삐스리 가운데는 장식이나 보온의 이유로 벽이나 바닥에 고정적으로 못 박혀 있던 고전적 역할을 벗어나 공간속에서 과감히 생명감을 발산하며 주변과 교감하는 파격적인 작품들도 적지 않다. 작품재료도 기존의 양모나 비단 외에 일상적인 소재 가운데서 무엇이나 가져다 쓰기도 한다. 현대 미술의 한 특징이기도 한 장르의 파괴가 섬유예술에서도 예외일 수 없는 것이다.


4백여 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프랑스 파리의 고블렝(Gobelins) 아틀리에는 국가가 관리한다. 10년 이상의 수련 과정을 거친 장인들이 자연광선 속에서만 작업하며 작품의 규모·구도·색채 둥이 대단히 섬세하고 화려한 것이 특징이다. 일정한 자격이 있는 외국인들에게도 단기 수련이 허용되고 있어 나도 1년간 머물며 그 진수를 맛 볼 기회를 가졌다.


프랑스 남부 지방에 있는 오뷔송(Aubusson)의 아틀리에들은 개인소유로 주문생산이 주를 이루며 특히 원화를 바탕으로 한 복제에 능하다. 고블렝은 틀이 수직이고 오뷔송은 수평으로 놓여 대작의 작업에 다소 유리하다.



▲ 「글씨 5」는 서양에서 배운 고블렝 테크닉에 동양의 정신이 깃든 붓글씨의 상형문자를 모티브로 사용했다. 종이 질감을 강조하기 위해 날줄은 일반적인 것의 두 배 이상 굵은 것으로 썼으며, 강약의 선을 붓질의 농도로 표현했다. 150cm에 100cm 크기인 이 따삐스리는 영국의 모 대학 교수가 구입했다. suyeong.net



글씨 5는 서양에서 배운 고블렝 테크닉에 동양의 정신이 깃든 붓글씨의 상형문자를 모티브로 사용했다. 종이 질감을 강조하기 위해 날줄은 일반적인 것의 두 배 이상 굵은 것으로 썼으며, 강약의 선을 붓질의 농도로 표현했다. 105cm100cm 크기인 이 따삐스리는 영국의 모 대학 교수가 구입했다.



이숙희(李淑姬) (수영넷 Suyeong.net 고문, 전 국제신문 논설위원)



관련 기사 [공지] 이숙희 따삐스리 이야기 http://suyeong.net/news/view.php?idx=869






[덧붙이는 글]
한 사람의 젊은 예술가를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위대한 예술가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더 중요한 것은 미처 우리가 알지 못한 뛰어난 예술가를 찾아 재조명하는 것이다. 그의 치열하고 빼어났던 창작의 유산이 지구촌 어디에선가 있음에도, '크리에티브'와 '작가정신'을 외면하고 교감하지 못한다면 안타까운 일이다. 같은 시대, 같은 작업을 공유한 '작가적 양심'은 그래서 더 빛이 난다. - 수영넷 Suyeong.net 강경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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